RIBOZYME AND OMICS
알지노믹스는 세계 최초로 RNA 편집 플랫폼 트랜스 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TSR)으로 항암제 및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특례상장을 통한 코스닥 입성이 목표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TSR은 애셋뿐만 아니라 플랫폼까지 패키지로 기술수출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다”며 “연내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RNA 편집 기술 최초 개발 과학자
알지노믹스는 2017년 이성욱 대표가 20년 이상 TSR을 연구한 끝에 창업했다. 그는 1994년부터 3년간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면서 TSR 연구를 시작했다. 듀크대 메디컬센터는 TSR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해 논문을 낸 그룹이다. 당시 연구 과제는 RNA를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유전자 치료법 개발이다. 특히 RNA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은 신개념의 치료제였다. 그 결과는 세계적인 생명공학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의 1997년 1월호의 표지에 소개됐다. 이후 이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1997년부터 단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TSR은 2000년대 RNA간섭(RNAi)이 등장하면서 연구개발(R&D) 추진력이 떨어지게 됐다. 글로벌에 RNAi 치료제 개발 붐이 일면서, 기존에 TSR을 개발하던 과학자들이 RNAi 시장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TSR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처음 TSR을 개발했을 땐 특이성과 효능이 떨어지고 생체 내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에 대한 연구가 많지 많았다”며 “2000년대 후반 엔지니어링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타깃을 인식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동물 모델 결과를 얻었고, 약물전달체로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유전자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TSR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2017년 알지노믹스가 설립되면서 TSR의 난치성 항암/희귀질환 연구개발 추진이 본격화됐다. 이 대표는 “플랫폼 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반 유전자치료제 신약에 대한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국내외 비임상 및 임상 파이프라인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고 했다.
유전자 직접 교정보다 안전한 기술
TSR은 DNA 유전자를 직접 건들지 않는다. 표적 RNA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치료 효능을 내는 RNA를 채운다. 즉 하나의 물질이 두 가지 효능을 동시에 내는 병용효능을 나타낼 수 있다. 알지노믹스가 각각의 질병에 최적화된 약물전달체를 설계해 원하는 타깃으로 약물을 보낼 수 있다. 적응증에 따라 약물이 일시적으로 작용해야 할 때는 아데노바이러스(항암제)를, 반영구적으로 작용하는 원샷치료제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적용한다. 항암제 이외에는 AAV를 사용하고 있다.
DNA를 편집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역시 유망한 유전자치료제 플랫폼이다. 비정상적인 유전자를 교정하면 영구적으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원래 타깃인 유전자가 아닌 다른 유전자를 건드리면 영원히 정상으로 복구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또 아직 투약한 후 인체내에서 유전자편집이 일어나게 하는 방식의 허가된 치료제는 없다.
반면 TSR은 오프타깃 효과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만약 A, B가 기존에 세포가 발현하는 RNA라면, A를 표적해 교정하는 TSR이 혹 B를 표적하는 경우에도 일부 B RNA만 표적하고, 또한 정상적인 B RNA는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오프타깃 효과가 거의 없다”며 “오프타깃이 있다 하더라도 가역적이며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RNAi 치료제는 표적 RNA의 저해를 통해 효능을 낸다. 아직 간세포로 가는 약물전달체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RNAi 파이프라인 대부분 간과 관련된 질환이다. 간 이외에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하는 ‘항암제’로의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
알지노믹스의 리드 파이프라인은 항암제 RZ001이다. RZ001은 미국과 한국에서 간세포암(HCC)은 1b/2a상, 교모세포종(GBM)은 1/2a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 개의 적응증 모두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특히 교모세포종은 동정적 치료 목적 프로그램인 EAP를 지정받았다. EAP는 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허가해 주는 제도다.
RZ001은 면역항암제와 병용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로슈로부터 티쎈트릭, 셀트리온으로부터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국내에서 RZ001과 병용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은 FDA의 허가를 받은 병용 치료제다.
이 대표는 “비임상에서 RZ001에 의해 면역항암제의 반응과 관련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선됐다”며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무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SR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TSR이 항암제도 만들 수 있지만 가장 경쟁성을 갖고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라며 “TSR은 하나의 물질이 병용효능을 나타내며, RNA 레벨에서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고, 외부 단백질이나 세포 내 기전 없이 라이보자임 자체의 기능을 통해 효능을 나타내기에 높은 특이성과 효능을 나타낼 수 있으며 다양한 돌연변이를 하나의 물질로 표적, 교정하는 등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 특징을 보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지노믹스의 희귀유전자 질환 파이프라인은 유전성 망막색소변성 치료제 RZ-004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시각세포가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져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망막에 색소가 쌓이면서 망막 기능이 사라지는데, 유전성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잘 알려져있다. 전 세계적으로 3500~4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전체 상염색체 우성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유전적 원인 중 30%는 로돕신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이다. 로돕신은 망막의 간상세포에 있는 생물 색소로,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로돕신 유전자의 결함은 망막색소변성 등 안구 질환을 유발한다. 로돕신 돌연변이는 150개 이상이다. 기존에 개발 중인 경쟁사의 파이프라인은 150개 중 단 1개만 타깃으로 했다. 이는 서양 환자들 중 10%만 치료할 수 있으며, 현재 임상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RZ-004는 모든 로돕신 돌연변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공통적인 염기서열을 표적으로 삼아 돌연변이 로돕신 RNA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정상 로돕신 유전자를 대체한다. 돌연변이 RNA 양만큼 교체해 발현량을 정교하게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경쟁약물이 없으며,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허가가 가능하다. RZ-004는 호주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이미 받았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환자를 모집한다.
새로운 원형 RNA 플랫폼 개발
알지노믹스는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원형 RNA(Circular RNA)를 개발했다. RNA 플랫폼 기반 백신 및 치료제 분야에는 주로 선형 RNA 기술 제품들이 개발 및 상용화되고 있다. 선형 RNA는 양 말단이 열려있는 형태여서 RNA 분해효소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원형 RNA는 RNA의 양 말단이 연결된 형태다. 기존 선형 RNA(mRNA) 대비 RNA 분해효소에 높은 저항성을 가져 안정성이 뛰어나다. 세포 내에서 선형 RNA 대비 오랫동안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있어 효과적인 새로운 RNA 플랫폼 기술이다. 아직 글로벌에서 개발 초기단계다.
기존 원형 RNA 제작 기술로는 화학적, 효소반응, 라이보자임 기반 방법이 있는데 주로 라이보자임 기반 원형 RNA 제작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라이보자임 기반 원형 RNA 기술은 역배열 인트론 (PIE)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PIE 기술은 원치 않는 염기서열이 최종 산물인 원형 RNA에 남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반면 알지노믹스의 원형 RNA는 테트라하이메나 그룹 I 라이보자임을 기반으로, 기존 원형 RNA 제작 기술 대비 효율적인 원형화를 이룬다.
이 대표는 “기존 라이보자임 기반 원형 RNA 제작 기술의 불필요한 외부서열이 남는 한계점을 극복했다”며 “또한 기존 PIE 기술과 비교하여 유전자 발현이 동등 또는 그 이상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각 분야 전문가 영입이 첫 순위
이 대표는 알지노믹스를 창업하면서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은 좋은 인력의 영입이었다. 그는 “비임상 및 임상 개발, 자금 운영 등 제가 전문적이지 않은 분야는 반드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다행히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해 주고 있다”고 했다.
홍성우 부사장은 20년 이상의 국내 및 글로벌 제약사에서 사업개발 분야의 경력기간 동안 다수의 개발을 주도하여 IND 제출 및 승인의 성과를 도출한 인물이다. 알지노믹스의 RNA 치환효소 기반 유전자치료제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개발본부장으로 RA, CMC, 전임상, 임상개발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한승렬 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단국대 연구실에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단국대 연구실에서부터 이어져 온 RNA 치환효소 기술에 대한 다수의 국책과제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경력을 통해 RNA 치환효소 기술의 전문성을 확보했고, 현재 알지노믹스의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직을 수행하며 연구수행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임종선 재무이사는 13년 이상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PwC 삼일회계법인에서 상장회사들에 대한 회계감사와 내부통제 자문, IPO 희망회사들의 IPO 준비자문, 소규모 기업들의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
이 대표의 목표는 TSR 기술을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대표적인 유전자치료제 기술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그는 “DNA, RNA 에디팅 기술 분야에서 TSR이 필수적인 기술이 되게 하겠다”며 “특히 특정 적응증에서 TSR이 표준 치료법이 되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알지노믹스 브랜드로 직접 자체 개발한 제품의 출시다. 그는 “10년 내 자체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알지노믹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며 “글로벌 제약사 수준의 역량을 확보해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바이오 회사로 올라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RNA 편집 기술, 새로운 암 유전자치료제 도구
저널 핵산 유전자치료 학회지(Molecular Therapy Nucleic Acids)
논문 제목 전사 후 조절을 통한 라이보자임 매개 RNA 치환 기반 간암 표적 자살유도 유전자 치료 (Targeted Suicide Gene Therapy for Liver Cancer Based on Ribozyme-Mediated RNA Replacement Through Post-Transcriptional Regulation)
본 연구의 목표는 테트라하이메나(Tetrahymena) 그룹 I 라이보자임 기반의 RNA 치환기술을 적용해 암세포 특이적인 자살유도유전자 발현을 통한 항암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신개념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인간 텔로머라아제 역전사효소(hTERT) RNA를 특이적으로 표적해 간암 세포 특이적 세포사를 유도, 포스트전사(post-transcriptional) 조절 요소의 도입으로 라이보자임의 발현 증가 및 정상 간세포의 독성을 최소화하는 라이보자임을 개발했다.
암세포 특이적 항암능을 부여하기 위해 hTERT RNA를 자살유도유전자인HSVtk(Herpes Simplex Virus thymidine kinase) RNA로 특이적인 치환 및 발현을 유도했다. 포스트전사 조절 요소로는 스플라이싱 도너/액셉터(Splicing donor/acceptor, SD/SA), WPRE(Woodchuck hepatitis virus Post-transcriptional Regulatory Element)를 삽입해 RNA 발현 및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간세포 특이 마이크로 RNA인 miR-122a에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도입해(miR-122aT) 간암세포 특이적으로 라이보자임 발현을 조절해 안전성을 높였다.
최적화된 라이보자임은 세포독성 시험을 통해 간암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강력한 세포사멸능을 보였다. 인체 간암 세포를 이식한 간암 마우스 동물모델에서 효과적인 종양 성장 억제 항암능을 확인했다. 전임상 독성, 생체분포의 안전성 평가에서 간독성 유발 최소화와 생체 내 소실 데이터를 확보해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현재의 간암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으로, 정상 간 조직을 보호하면서 간암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인체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치료법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 결과는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 공식 저널지인 <몰레큘러테라피(Molecular Therapy) 저널>및 자매지들에서 발표된 주요 논문 중 하나로 소개됐다.
알지노믹스의 RNA 치환효소 기술은 <네이처>,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의 RNA 교정(editing) 특집 논고에서 RNA 교정 기술 분야 중 최초 임상단계 진입 기술(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023년), 최근 임상단계에 진입한 3가지의 RNA 교정 기술 중 하나로 소개됐다.(네이처, 2024년)